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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파친코 1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서평

by 벌레책 2023. 2. 28.

파친코 1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서평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민진 장편소설 파친코 1편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포스팅 글은 먼저 감상을 나누고 줄거리를 뒷부분에 배치했습니다. 줄거리는 꽤 상세하게 적어놓았습니다. 혹여나 불필요하게 많은 내용이 노출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을 원하지 않는 분들은 주의해 주세요. 파친코의 간단한 프로필을 먼저 보고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파친코 2권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파친코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서평

파친코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서평 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민진 장편소설 파친코 2편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글의 앞부분에 먼저 독후 감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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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1권-이민진-장편소설-포스팅-표지
파친코 1권 대표 이미지

 

프로필
- 저자: 이민진
- 출판사: 문학사상
- 발매일: 2018. 03. 09.
- 가격: 14,220원 (yes24)

 

#. 계층, 차별, 결핍의 시대를 들여다보다가 돌연 마음이 먹먹해지는 소설.

  학창 시절 국어책에 실려있는 한국 장편소설의 일부를 공부했던 적이 있습니다. 교과서에 실리는 작품은 한국 소설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서 수난이대,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오발탄, 메밀꽃 필 무렵 등의 소설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은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책의 일부를 꾸역꾸역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운이 좋게도 교과서를 읽고 나서 소설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소설의 전문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학생들이 시험 본문이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좋은 소설을 접했다면 더 강한 동기를 갖고 책을 읽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파친코를 읽으면서 그때 그 작품들을 읽을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감정은 치열하다 못해 끈적하게 열악한 현실을 드러내는 책을 읽을 때 주로 떠오릅니다. 좋은 소설은 열악한 시대 상황을 때론 사실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때론 인물의 삶에 듬뿍 적셔 전달하기도 합니다. 독서를 하다 보면 책은 필연적으로 시대의 모든 장면이 아닌 한 장면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뿐만이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모든 매체가 비슷한 특징을 갖습니다. 이런 생각은 실제 사회 모습은 책에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방대한 모습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보통은 책에 담기지 않은 그 너머의 세계를 그려봅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한국 소설을 읽거나 오늘 리뷰할 파친코와 같은 책을 읽을 때면, 글에 표현된 지독한 가난과 시대적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질까 봐 상상하는 것을 잠시 보류합니다.

  책을 읽어 보면 일제강점기 시절 어촌에 살던 소시민의 삶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삶과 설움, 고통, 사람들의 사고방식, 남성주의적 문화가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또한 그 시절 일본으로 이주해 살아가던 재일교포 디아스포라의 모습도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파친코는 시대상을 인물에 삶에 담아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비교적 노골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표현된 사건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 속에 인물들의 생각과 삶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을 전제로 그 시절을 상상하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이 기분은 TV 화면 너머로 유니세프 광고를 볼 때 드는 기분과 비슷합니다. 특히 파친코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계층 관계,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계층 관계를 통해 조선인 여자의 삶의 비극을 더 처절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한 사건을 소개하면서 글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파친코 1권의 주인공은 선자이라는 여자입니다. 그녀는 부산의 작은 섬 영도에서 엄마 양진과 함께 하숙집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선자는 하숙하는 사람들의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어시장에 방문합니다. 선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일본인 학생 두 명이 접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두 학생은 선자를 겁탈합니다. 그 과정에서 참외를 쥐어 짠다’, ‘낚시 대신 이 년을 잡자등의 언어적 공격은 두 명의 일본인 학생들이 선자를 덮치기 전에 그녀에게 한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 두 소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선인 여자선자를 물건 이하의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이니 당연히 일본인은 조선인보다 사회적으로 높은 계층에 속합니다. 동시에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를 오래 지켜온 나라이니, 특정 장면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책 전반에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선인 여자인 선자는 이 시대에서 가장 낮은 계층에 속한 존재입니다. 반면 일본인 남자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가장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일본인 학생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회적 질타 없이 길 위에서 선자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장면 이외에도 다양한 장면과 사건이 각 인물들의 사회적인 위치를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선자의 하숙집에서 일하는 동희라는 인물은 감히 결혼을 상상할 수도 없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동희는 선자보다 더 낮은 위치에서 선자의 처지를 부러워합니다. 이처럼 파친코는 사회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이끌어 나갑니다. 그 때문에 독자는 더 치열하고 더 비참한 소시민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파친코는 그 시절 넉넉하고 행복했던 조선인은 없다고 느껴질 만큼 소시민의 삶과 사회적 배경을 잘 담아낸 책입니다. 또한 어둠 속에서 빛이 더 반짝이듯, 절박하고 비참한 현실에서 피어나는 삶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더 짙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인 것 같습니다.

 

#. 줄거리

  부산의 작은 섬 영도. 장애를 갖고 있는 훈이는 중매를 통해 양진과 결혼을 하게 된다. 훈이와 양진은 하숙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훈이와 양진 사이에는 세 명의 아이가 있었으나 둘은 세 아이 모두를 질병으로 떠나보낸다. 네 번째로 태  어난 딸 선자는 처음으로 모든 질병으로부터 살아남고 건강히 자라난다. 선자가 13살이 되던 해 훈이는 결핵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일본이 만주를 침략하던 때 평양에서 백이삭이라는 청년이 양진의 하숙집을 찾는다. 이삭은 목사이다. 오사카에 사는 이삭의 형 요셉은 이삭에게 오사카에 올 것을 제안하였고, 형의 제안에 따라 이삭은 부산 영도까지 내려왔다. 이삭은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결핵에 걸려 죽을 위기를 겪는다. 양진과 선자의 정성스러운 간호를 받고 이삭은 천천히 몸을 회복한다.

 

  이삭이 하숙집에 도착하기 약 여섯 달 전에 선자는 시장에서 장을 보던 중 생선 중매상 고한수를 처음 보았다. 부산의 모든 생선이 중매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는 큰 부를 쌓을 수 있었고, 모두가 한수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선자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일본인 남학생 두 명이 선자를 덮친다. 마침 선자를 눈여겨보고 있던 한수가 나타나 선자를 구해주었고, 이렇게 선자와 한수의 인연이 시작된다. 둘은 며칠 간격으로 영도 뒤쪽 해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자는 매일의 이야기를 한수에게 들려주었고, 한수는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를 선자에게 들려주었다. 둘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져 갔다. 어느 날 한수와 선자는 저녁거리에 사용할 버섯을 찾으러 숲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몸을 섞었다. 한수가 오사카로 출장을 떠났을 때, 선자는 생리가 멈췄다는 것을 알았고, 그 사실을 기뻐한다. 선자는 한수의 아내가 되기를 원했다. 부푼 마음을 안고 선자는 아이를 가졌다고 그에게 고백한다. 그러나 한수는 아내와 세 명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선자에게 털어놓는다. 한수는 선자에게 큰 집과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결혼은 모든 것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후로 선자는 한수를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이삭의 결핵은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고 서서히 사라졌다. 몸을 회복한 후 이삭은 오사카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 무렵 선자는 고민 끝에 엄마 양진에게 뱃속에 아이에 대해 털어놓는다. 양진은 선자가 평생 홀로 살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목사인 이삭에게 조언을 구한다. 이삭은 선자의 사정을 듣고 그녀를 위해 기도하던 중 선자를 아내로 삼을 것을 결심한다. 이삭은 자신을 구한 선자를 품는 것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삭은 양진의 허락을 받아, 선자에게 자신의 아내가 될 것을 요청한다. 이 소식을 듣고 선자는 곧 백 목사의 아내가 될 마음의 준비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교회에서 단출한 결혼식을 올리고 오사카로 향한다.

  오사카에서 이삭과 선자는 이상의 형 요셉과 그 부인 경희와 함께 살게 된다. 이삭은 오사카에 있는 류 목사의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을 시작한다. 요셉과 이삭이 일을 하러 간 동안 경희와 선자는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는 등 집안일을 함께 맡아 하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넷은 여섯 식구가 되었다. 선자는 두 아들을 낳았고, 첫째에게는 노아둘째에게는 모자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여섯 식구는 빠듯하지만 행복한 삶을 이어나간다. 그러나 어느 날 요셉이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은 텅 비어 있었고 그는 불길한 느낌을 받는다. 요셉은 곧장 이삭이 근무하는 교회에서 이삭의 행방을 물었다. 사람들은 백 목사가 경찰에게 잡혀갔다고 답했다. 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교회는 천황에 대한 신사참배가 이교도적 의식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일본의 강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종교적인 의식이 아닌 시민의 의무로서 의식에 참여했다. 이삭과 류 목사는 교회의 한 청년이 신사참배 의식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부른다는 사실을 혐의로 경찰에 잡혀간 것이었다.

  이삭이 잡혀간 후 선자는 경희와 함께 생활비와 아이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김치 장사를 시작한다. 그들은 오기를 품고 김치를 팔았고 김치 장사가 자리를 잡을 때 즈음 설탕 과자도 함께 판매했다. 어느 날 한 남성이 선자에게 다가와서 자신의 식당에서 사용할 김치를 대량으로 팔 수 있냐는 제안을 한다. 조선인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 김창호는 선자와 경희의 질 좋은 김치에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정직하게 그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선자와 경희는 가장인 요셉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면서 생활비와 학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노아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총명하고 건강하게 자랐다. 이삭이 감옥에 간 후 2년간 노아는 매일 간절하게 기도했지만, 이삭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노아는 기독교인이 되고 싶기보다는 차별을 겪지 않는 일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독교인과 조선인의 삶을 받아들여 성실히 살아간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던 노아는 나뭇가지같이 마른 남성이 온갖 상처를 뒤집어쓴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노아는 금방 그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 이삭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곧 모든 가족들이 감옥에서 돌아온 이삭에게 달려왔다. 이삭은 꺼져가는 촛불과 같이 얕은 숨을 쉬고 간신히 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위독한 생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삭은 자신의 아들 노아에게 축복의 말을 건네고 숨을 거둔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온 나라의 쇠붙이들은 전부 군용 물품으로 사용되었다. 거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았고, 김창호의 식당도 대세를 따랐다. 식당이 문을 닫기 하루 전날, 창호는 홋카이도에서 오는 손님을 받는다. 그날 선자는 익숙한 얼굴을 본다. 한수였다. 선자가 김치를 팔던 가게는 사실 한수의 가게였고 창호는 한수의 사람이었다. 한수는 지난 11년간 선자와 노아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수가 선자에게 나타난 이유는 도시가 폭격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한수는 선자의 가족들이 오사카 외곽의 농장으로 피신할 것을 제안한다. 한수의 말에 따라 선자의 가족은 농장으로 거취를 옮긴다. 단 높은 봉급의 일자리를 제안받은 요셉은 가족들과 떨어져 나가사키로 향했다. 오사카 외곽 농장에서 선자는 한수의 도움으로 엄마 양진과 재회한다. 선자는 한수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상한 것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 나가사키로 향했던 요셉은 폭탄은 피했지만 불에 타는 판잣집 벽을 피하지 못해 큰 화상을 입었다. 그는 미군용 트럭에 실려 가족들이 있는 농장에 도착한다. 요셉과 가족들은 전쟁이 끝났으니 조선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한수의 설득으로 다시 오사카로 돌아오게 된다. 전쟁으로 집을 잃은 요셉의 가족은 김창호와 함께 살게 된다. 경희는 남편 요셉을 간호하며 삶을 이어나갔고, 김창호는 그런 경희를 혼자 마음에 품고 있었다. 경희가 여느 날처럼 설탕 과자를 모두 팔고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창호를 만난다. 두 사람은 느긋하게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줄거리를 마지막으로 파친코 1권에 대한 독후 감상 및 줄거리를 모두 나누었습니다. 빠르게 늘어가는 페이지 수가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책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 파친코도 매우 재미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책과 비교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2권의 독후 감상 및 줄거리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파친코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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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과와 서재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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