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불편한 편의점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by 벌레책 2023. 3. 8.

불편한 편의점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1권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편의점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대 사회문제를 꼬집고 소통의 부재로 인한 소외된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1권과 2권에서는 서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는 방법을 달리하였고, 다양한 사례를 들어 작가가 말하려는 바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1권보다 2권을 먼저 읽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순서대로 1권을 읽고 2권을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2권에는 1권의 내용 및 인물과 연결되는 장치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2권을 먼저 읽는다면 중간중간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책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끼는데 방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2 포스팅

 

불편한 편의점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 책.

불편한 편의점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 책.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2권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불편한

tea-books.tistory.com

  그럼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인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불편한편의점-1권-포스팅-대표이미지
불편한 편의점 1권 표지

 

** 포스팅 전반부에는 독후 감상을 나누고 후반부에 줄거리를 적어보려 합니다. 불필요한 스포를 방지하기 위해 줄거리는 포스팅 하단에 자세하게 풀어 놓았습니다. 줄거리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로 내려서 먼저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불편한 편의점 1권 프로필
- 작가: 김호연
- 출판사: 나무옆의자
-발행년월일: 2021.04.20.
-랭킹: 소설부분 1위
-분량: 268쪽
-가격: 12,600원

 

 

 

 

 

#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불편한 편의점을 읽다 보면 등장하는 인물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물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편의점에서 근무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생업으로 편의점 일을 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본업을 위해 생활비를 버는 수단으로 편의점에서 근무합니다. 이외에도 시현이란 인물은 더 나은 직업을 위해 편의점에 일시적으로 머물렀지만, 그곳에 정착하여 편의점 일을 본업으로 삼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분명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편의점이라는 소설의 배경 상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각자의 고충이 자세히 서술됩니다.

  두 번째 부류는 편의점에 찾아오는 손님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보통 시간이 많지 않을 때 편의점을 이용합니다.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마트에서 구매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인에게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고 다시 자신의 길을 갑니다. 하지만 불편한 편의점에 등장하는 손님들은 편의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그 어디에도 자신만의 공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서의 공간은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 그들의 발걸음을 편의점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 부류의 손님들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각종 음식과 주류를 먹으면서 문제가 되지 않을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다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들이 편의점에서 보내는 잠깐의 시간은 오히려 휴식을 누린다기보다는 현재 삶의 문제를 잠깐 보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소통 부재

  불편한 편의점의 주인공인 ‘독고’라는 인물은 이들이 보류하던 문제를 직면할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때때로 걱정 가득한 편의점 손님들의 울분을 받아주기도 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주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책에 나오는 선숙과 아들의 갈등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녀의 아들은 대기업을 스스로 그만두고 각종 투자를 하다 모아놓은 돈을 모두 쓰고, 마지막 사업에서까지 실패를 겪으며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그는 선숙의 요구에 따라 외무고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밤을 새워 게임을 하는 삶을 살았고 이 행동에 대해 선숙은 강한 불만을 보입니다. 선숙의 불만은 그녀의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처럼 실패한 인생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점점 커져갔습니다. 아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진로에 그 어떤 동기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선숙의 타는 속을 무시하고 나태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녀의 불만은 시시때때로 분노로 표출되어 날카롭게 아들을 공격했고, 그들의 관계는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었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이들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독고였습니다. 선숙이 밤을 새워 아들과 심하게 다투고 출근한 어느 날, 그녀는 독고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독고는 선숙에게 경청과 존중을 제안합니다. 그동안 선숙과 아들 사이에는 공격과 방어만 있었지, 서로를 존중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진정한 소통이 없었던 것입니다.

 

 

 

 

  선숙과 아들의 사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례에서의 갈등을 해결을 지원하는 것은 독고입니다. 독고가 특별한 상담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그저 서울역에서 살던 노숙자였고, 사장님의 배려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단지 편의점에 문제를 안고 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에게 따듯함을 전달합니다. 독고의 온기가 손님들의 마음을 녹이면 그들의 마음속에 작은 여유가 생겨나고, 그들은 비로소 꼬인 삶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이처럼 불편한 편의점에는 부모와 자식이 겪는 다툼부터 세대 계층 간 갈등까지 다양한 문제가 등장합니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이 대화와 소통의 단절입니다. 의사소통의 단절은 여유를 잃은 팍팍한 삶에서 비롯되고, 인간관계에 대한 성실함을 잃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이나 직장에서 지칠 때, 돈에 대한 압박을 느낄 때처럼 구조적으로 삶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기 쉽습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그들을 외부에서 관조한다면, 작은 문제조차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소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당사자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긴박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책에서 느낀 것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그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고는 그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공감과 지지를 전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정답이 필요한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우문현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파트 타임

  편의점은 이제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리나라에는 편의점보다 교회가 더 많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체감상 편의점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건물 1층이나, 골목의 모서리처럼 편의점이 눈에 잘 띄는 장소에 위치한 것도 한몫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 구인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 보면 이 사실이 더 와닿습니다.

  이런 점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대한민국의 모든 파트타임 업무를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최저시급, 주휴수당과 같은 표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직업의 귀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같이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회문제도 등장합니다. 그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는 비단 편의점 관계자들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과 존중의 문제는 단시간 근로나 비정규 근로를 하는 근로자의 문제로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를 보면 돈을 목적으로 모든 것을 쏟는 사람을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표현합니다. 돈이 주는 안락에 젖어 많은 사람들의 기준이 변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고 자본이 그것을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지지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원리를 비껴가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적은 자본을 버는 직업에 대한 기피가 만연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그러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지위를 끌어내리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 것 같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겪는 당연한 멸시는 우리 사회에 당당히 존재하는 잘못된 문화를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책을 읽으면서 이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셨다면, 이것을 단순히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고된 삶으로 생각하고 넘기지 마시고, 우리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확대해서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책을 더 주체적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1권 줄거리

1. 배경

  서울 청파동에서 작은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염영숙은 기차역에서 지갑을 잃어버리는데, 이를 보관하고 있던 노숙자 독고를 만나면서 불편한 편의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독고는 다른 노숙자에게 맞으면서까지 지갑을 지켜내는 사람이며, 염 여사의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폐기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먹는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독고의 정직함과 성실함을 보고 염 여사는 그를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로 채용한다.

 

2. 진상

  시현은 독고 전 타임에 편의점을 맡고 있는 직원이다. 그녀는 편의점 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이다. 시현은 염 사장님의 부탁에 따라 독고의 편의점 교육을 그녀에게 맡긴다. 독고는 알코올 중독으로 말을 심하게 더듬었고, 그에게서는 묘한 이질적인 냄새가 났다. 무엇보다도 노숙자라는 사회적 배경이 편의점 직원들에게 위화감을 주었다. 시현 역시 그와 소통하는 것에 꽤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시현이 독고에게 일을 알려주던 중 진상(JS)으로 유명한 손님이 들어온다. 그는 초면에 시현에게 반말과 고함을 치지만 독고는 더듬거리는 말과 압도적으로 큰 덩치로 진상을 침착하게 제압한다. 시현은 어떤 손님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 독고의 패기와 편의점의 담배를 하루 만에 외운 모습을 보고 점차 그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독고의 교육이 끝나는 날 독고는 시현의 가르치는 능력을 진심으로 칭찬한다. 또한 독고는 시현에게 편의점 교육에 관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릴 것을 제안한다. 시현은 차근차근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찍고 편집하여 영상을 업로드한다. 그녀의 영상은 화려하지 않지만 편의점 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꽤 많은 시청자의 지지를 받는다. 시현은 이 영상을 계기로 다른 편의점의 점장으로 스카우트되게 되면서 원래 계획하고 있던 길이 아닌 편의점 업계 내에서 승진을 하게 된다.

 

 

 

 

 

3. 삼각김밥

  오선숙은 염 여사와 30년 넘게 교회생활을 함께 해 온 동료이자 친구이다. 그녀는 염 사장의 부탁에 따라 편의점 오전 타임을 맡아 오랜 기간 일해왔다. 그녀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대기업에 취업한 후 1년 2개월 만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때려치웠다. 그 이후 그는 주식을 하면서 모아놓은 돈을 탕진하였고, 갑자기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빚을 내어 독립영화를 찍다 실패하게 된다. 그는 결국 선숙의 부탁에 따라 외무고시를 준비하겠다고는 하였지만 매일 밤마다 게임을 하며 밤을 새우는 생활을 반복한다. 선숙은 못마땅한 아들에게 잔소리를 섞어 윽박을 지르곤 했고, 날이 갈수록 아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어갔다.

  선숙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은 아들뿐만이 아니었다. 선숙은 독고가 염 사장의 동정심을 자극하여 편의점에 취업했다고 믿는다. 선숙은 독고의 말더듬과 어리숙한 모습이 답답하기만 했고 항상 짜증 섞인 말투로 그를 대했다. 하루는 선숙이 물건을 훔치는 소년을 발견하고 그를 몰아세운다. 이에 독고는 지혜로운 방법으로 선숙이 그 아이를 용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후로 독고에 대한 답답함은 사라지고 선숙은 그를 볼 때마다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여느 날보다 아들과 더 격하게 싸우고 출근한 오전에 선숙은 분을 못 이겨 독고에게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독고는 선숙에게 그녀의 아들이 왜 이런 생활에 빠지게 되었는지, 힘든 일은 무엇인지 등 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것을 조언한다. 또한 게임할 때 먹기 좋은 삼각김밥을 사가서 아들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것을 제안한다. 선숙은 삼각김밥과 함께 줄 편지의 내용을 생각하며 편의점을 나선다.

 

 

 

 

 

4. 1+1

  경만은 사십 평생을 성실하게 살며 아내와 쌍둥이 딸을 위해 희생한 평범한 가장이다. 그는 제약 영업부터 의료기기 판매까지 안 해본 일이 없지만, 점차 늘어나는 가족들의 불만에 지쳐간다. 편의점에 앉아 그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 인생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느날처럼 경만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소주를 마신다. 독고는 술에 취한 경만에게 옥수수 수염차를 건내며 술 대신 마시라고 권한다. 경만은 독고의 간섭에 불만을 보이며 편의점을 떠나고, 연말이 지나서야 참참참(참이슬, 참깨라면, 참치김밥)이 생각나서 편의점에 다시 들르게 된다.

  조금 더 깊이 삶에 지친 경만을 맞이한 것은 야외 편의점에 설치된 온풍기였다. 경만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자신을 위해 독고가 온풍기를 설치했다는 것을 알고, 온풍기의 열기와 함께 독고의 따듯한 배려를 느낀다. 독고는 이전처럼 경만에게 소주 대신 옥수수 수염차를 건넨다. 옥수수 수염차를 나눠 마시며, 경만은 가장의 삶의 무게를 독고에게 털어놓는다. 독고는 술을 끊고 가족에게 더 충실한 가장이 될 것을 권하고, 경만은 금주를 결심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경만이 술을 하지 않고 이른 시간에 귀가하자 아내와 딸들은 오히려 그를 반기며 그의 금주를 함께 응원한다. 경만은 항상 퇴근 후 보던 야구 대신 딸들이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가장이 되었다.

  어느 날 편의점에서 독고는 쌍둥이 딸들이 아빠를 항상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경만에게 말해준다. 경만은 딸들이 좋아하는 1+1 초코우유를 사며 눈물을 훔친다.

 

 

 

 

 

5. 불편한 편의점

  인경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 청파동 ALWAYS 편의점 앞 건물에 방을 얻어 생활하는 극작가이다. 그녀는 과거에 자신이 쓴 희곡으로 화려하게 데뷔하였지만, 지금은 무대에 제대로 된 시나리오조차 올리지 못하는 실패한 작가가 되었다. 인경은 매일 밤마다 건물 아래로 편의점을 내려다보며 독고와 편의점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된다. 급기야 인경은 독고를 찾아가 그의 과거에 대해 묻는다. 인경은 독고의 노숙자 생활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생긴 사건에 대해 큰 호기심을 느낀다.

  어느 날 인경과 과거에 함께 일하던 김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인경은 머릿속으로 구상만 하던 독고와 편의점의 이야기를 김대표에게 털어놓는다. 이 이야기를 듣자 김대표는 시나리오가 성공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 작품을 자신과 함께 하자고 인경을 강력하게 설득한다.

 

6. 네 캔 만 원

  민식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고, 이른 나이에 합법과 불법을 오가며 큰돈을 벌게 된다. 돈은 자신을 무시하던 가족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입증하는 수단이 되었고, 민식은 돈에 대한 더 큰 욕망을 품는다. 곧 무리한 사업은 실패를 불러왔고, 와이프와도 결혼 2년 만에 이혼하며 민식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어느 날 민식이 신뢰하던 동생인 기용이 민식에게 맥주 사업을 제안한다. 민식은 이 사업에 강한 흥미를 느낀다. 그러나 사업 자금이 없던 민식은 편의점을 운영하던 엄마를 설득하여, 편의점을 팔아 사업 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다. 엄마의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공짜로 가져가려던 민식은 독고의 완강한 태도에 맥주를 공짜로 가져가는 데에 실패한다. 민식은 엄마인 염 여사와 맥주를 마시면서 엄마를 설득한다. 민식은 독고가 자신의 사업 계획의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생각하여 흥신소를 운영하는 곽 사장을 찾아간다.

 

 

 

 

 

7. 폐기상품

  곽 사장은 민식의 의뢰를 받아 며칠째 독고의 뒤를 좇고 있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다. 오래 지나지 않아 곽 사장은 독고가 압구정의 큰 성형외과에 방문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는 수상함을 품고 경찰을 사칭하여 독고가 만난 의사에게 정보를 캐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그 의사는 오히려 곽 사장을 압박하여 곽 사장은 아무런 정보도 알아내지 못한다. 곽은 자신의 정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깨닫고 떳떳하지 못한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

  곽 사장의 직업은 형사였지만, 그의 급여로 가족을 뒷바라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자식을 더 좋은 학교에 보내고자 결국 뇌물을 받고 그것이 발각되어 직업을 잃게 되었다. 지금은 반복되는 불화로 가족들과의 관계도 멀어져 스스로 고립되고 말았다.

  거리를 거닐던 곽 사장은 결국 독고를 직접 찾아가 그와 대화하기로 마음먹는다. 독고는 맥주를 사는 그에게 핫바를 건네며 대화를 시도한다. 독고는 곽 사장에게 죽은 사람 한 명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독고와의 대화 끝에 직업에 대한 허무감을 느낀 곽 사장은 흥신소를 그만두고 독고의 대타로 편의점 일을 하기로 한다.

 

 

 

 

 

8. ALWAYS [결말]

  독고는 어느 순간 자신을 잃었다. 구걸을 하고 그 돈으로 술을 사고, 술이 떨어지면 또 구걸을 하는 생활이 반복되자, 그는 자신을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기차역에서 염사장을 만나고 사장님의 도움으로 편의점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을 하며 건강한 밥을 먹고, 건강한 몸으로 신분증을 되찾은 독고는 아내에 대한 기억 일부를 찾게 된다.

독고는 편의점에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편의점 일을 하며 공무원을 준비하던 청년, 아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지속되는 싸움으로 힘들어하던 엄마, 반복되는 일상과 일에 지쳐 밤마다 소주를 마시는 가장, 더 이상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없었던 극작가. 그들에게 독고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코로나가 심해지던 어느 날, 하얀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서 나던 알코올 냄새가 독고의 과거를 불러 일으켰다. 독고는 의사였다. 성형외과 의사. 그 날부터 그의 기억은 그의 뇌를 간질이며 하나하나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독고는 자신을 미행하던 곽사장에게 편의점 일은 넘기고 염사장에게 일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염사장은 독고가 편의점에서 자신을 찾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고, 흔쾌의 그의 퇴사를 받아들였다.

  편의점을 나온 독고가 향한 곳은 추모공원이었다. 그곳에서 수물 두 살 앳된 얼굴이 사진 속에서 독고를 바라보았다. 독고는 그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과거에 독고를 무너트린 것은 바로 죄책감이었다. 독고가 돈에 눈이 멀고 타성에 젖어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대리 수술을 맡기던 어느 날 평범한 한 소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취업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얼굴에 투자한다는 말을 하며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독고는 심하게 불안에 떨던 그녀를 안심시키고 대리 수술을 하는 사람에게 그녀를 보냈다. 결국 그녀는 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대대로 뉴스에 보도되었고, 독고와 아내, 그리고 그의 딸은 이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 신뢰를 잃는다. 아내와 딸은 어디론가 떠나고 독고는 가족을 잃었다. 아내와 딸을 찾고 병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술로 나날을 보내던 독고는 어느새 술에 젖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아내와 딸의 거주지를 찾은 독고는 서울역에서 정신을 잃고 만다. 독고는 가지고 있던 옷과 모든 소지품을 도둑맞고 같은 곳에서 노숙자로 깨어난다.

 

  독고는 염 사장님과 작별 인사를 한 후 가족들을 찾기 위해 떠난다.

다과와 서재

리뷰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