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 책.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2권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불편한 편의점 1권과 2권에서는 각각 새로운 내용의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그러나 1권과 2권은 유사한 구조를 토대로 글을 풀어 나갑니다. 개인적으로 두 책의 구조를 유사하게 한 이유를 추측하자면, 아마 작가가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같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두 권 모두 편의점을 배경으로 편의점 점원과 편의점을 찾는 손님 사이의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두 권을 통틀어 현대 사회문제를 꼬집고 소통의 부재와 소외된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1권과 2권에서는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을 달리하고, 다양한 사례를 들어 말하려는 바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1권보다 2권을 먼저 읽는 분이 계신지요? 불편한 편의점은 2권을 바로 읽어도 책을 이해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2권에는 1권의 내용 및 인물과 연결되는 장치가 꽤 많기 때문에 1권을 읽고 2권을 읽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럼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인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불편한 편의점 자세한 줄거리, 독후감.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 1권에 대한 독후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불편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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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프로필
- 저자: 김호연
- 출판사: 나무옆의자
- 발행일: 2021. 04. 20
- 네이버 리뷰: ★4.8(339)
- 랭킹: 종합 13위
- 분량: 268쪽
** 포스팅 전반부에는 독후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불필요한 스포를 방지하기 위해 줄거리는 포스팅 후반부에 자세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줄거리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로 내려가서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 사회문제를 꼬집는 책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1권과 2권 모두에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등장합니다. 특히 편의점이라는 소설의 배경 상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고충이 자세히 서술됩니다. 편의점 파트타임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감상은 불편한 편의점 1권의 리뷰에서 다루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편의점에 대한 논의를 제외하고, 책에 등장하는 사회문제 중 눈여겨볼 만한 두 가지 주제에 대한 감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 자영업자
불편한 편의점에서 자주 등장하는 갈등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중심으로 책 곳곳에서 언급됩니다. 다시 말해, 파트타임 근로자가 겪는 어려움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불편한 편의점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날들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근로자뿐만 아니라 고용주가 겪는 어려움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겪는 문제에 더하여 고용주가 겪는 불안과 위기도 균형 있게 다루기 때문에, 모두가 어려웠던 당시의 상황을 더 잘 회고할 수 있었습니다.
2-3년 전에는 뉴스에서 갑질 논란이라는 주제로 고용주가 근로자를 악용하는 사례가 자주 등장했던 것 같습니다. 아르바이트 구인 애플리케이션에서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광고가 줄줄이 쏟아졌을 만큼 고용주와 근로자의 갈등이 제법 뜨겁게 논의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고용주의 갑질이라는 이야기가 화두에 오르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분명한 경계를 그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논란이 차츰 줄어들게 된 계기 중에 하나가 바로 코로나19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고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의 피해는 점점 커졌습니다.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갑의 위치에서 근로자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처럼 특수한 재난이 발발한 후에는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이 변하기도 했고, 모두가 을이 되기도 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런 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매력 중에 하나는 사업주의 피해와 어려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고용주가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인 피해와 금전적 손실 등을 통해 호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장님이 자신의 사업처가 아닌 가족의 삶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킵니다. 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분투하는 인물의 삶을 치열하고 따듯하게 보여줌으로써 인물의 입장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납득시킵니다. 예를 들어 책에 등장하는 ‘최사장’은 코로나 시대에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민을 잘 표현하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가정과 사업체가 있지만, 두 장소 모두에서 가족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는 집과 가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숨 쉴만한 공간을 찾아 편의점 야외 테이블을 매일 같이 방문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최사장의 스토리를 읽다가 생각났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움에 대해 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최사장과 같은 인물의 삶을 통해 자영업자의 고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매장을 잠시 접어두고 임대료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합니다. 또한 소상공인을 돕는 정부 보조금을 둘러싸고 정책의 정당성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자영업자 측은 보조금의 지급은 당위성이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불만을 보입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자영업자에게만 제공하는 지원이 불평등하다고 주장하고 심지어는 사회적 낭비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결국 소상공인을 포함한 사회 취약 계층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각층의 목소리가 갈리는 이유가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지 않은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불편한 편의점과 같은 책이 이와 같은 사회적 충돌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두가 고통스럽다면, 타인의 고통을 제3자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이 하는 일은 타인의 입장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과 다른 상황에 대한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 내기 때문에, 어쩌면 어려운 문제를 생각보다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취준생
우리나라가 실업 강국이라는 농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농담 말고도 취업이 어려운 세태를 비꼬는 말이 참 많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소진’의 사례를 보면 취준생의 아슬아슬한 삶이 잘 담겨 있습니다.
소진은 몇 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입니다. 그녀의 가계부는 많은 취준생을 대표하는 것처럼 매우 빠듯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르바이트 급여에서 집값, 핸드폰 값 등 고정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숫자가 사람을 얼마나 옹졸하고 숨 막히게 만드는지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계부에서 꼭 필요한 것들에 최소한의 금액을 배분하고 나면, 끼니를 부실하게 챙겨 먹더라도 필연적으로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소진은 항상 몸도 마음도 쫓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는 취업 원서를 넣는 작업을 몇 년째 몇십 번 반복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너무 손쉽게 회사에 합격하지만, 취준생 사이에서 유명한 악질적인 회사라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해 듣고 좌절합니다. 소진은 하나둘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움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취업을 응원하던 가족들도 몇 년의 실패를 전해 듣고, 이제는 포기를 권유합니다. 그래서 소진은 명절에 가족들 얼굴 보러 가는 횟수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소진의 삶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청년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는지, 소통의 부재가 진행되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소설 속의 사회문제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보냈습니다. 책의 판매량이 이를 증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만한 두 가지 제도적 변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취업 과정의 변화를 기대했습니다. 저 역시 취업을 준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시험대 앞에 섰을 때의 초조함을 잘 이해합니다. 아무리 고생해도 취업을 보장받을 수 없는 사실이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더욱 힘들게 만듭니다. 만약 누군가 다가와서 3년만 고생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취업 스트레스를 겪지 않고 기꺼이 3년 동안 필요한 준비를 해낼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저는 취업을 했다는 기쁨보다 아르바이트 앱을 전부 지웠을 때의 희열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발에 단단히 잠겨있던 족쇄를 벗어던질 수 있는 황금 열쇠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독일에는 견습 제도가 잘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견습 제도는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일정 기간의 견습을 거치면서 직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면 해당 직무에 취업을 연계해 주는 제도입니다.
저는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이 제도가 참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는 갓 졸업한 대학생의 스펙을 보거나 면접을 통해 사람을 채용합니다. 그래서 즐기고, 배우고, 넓혀야 할 대학 생활의 대부분을 토익이나 자격증 등 사회적으로 정해진 스펙을 준비하며 보냅니다. 물론 스펙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펙을 위한 학습이 예측타당도가 낮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서류 심사나 일회성 면접은 지원자가 가진 역량의 한 조각만을 보고 사람을 채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구조적으로 지원자의 스펙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수렴합니다. 이와 같은 취업 과정에서는 만약 지원자가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취업을 하면 신입사원에게 처음부터 직무를 가르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신입사원 은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야 자신의 직무를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젊고 유능한 신입사원이 어렵게 합격한 회사의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용기 있는 사람은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찾아 떠나는 선택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급만 바라보며 회사에서의 길고 긴 시간을 견딥니다. 그리고 회사 밖의 삶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 살아갑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 이력서와 한 시간의 면접만 보고 채용한 신입사원이 정작 회사와 적합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어떻게 될까요? 근로자의 명백한 귀책이 없을 때 회사가 명시적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회사는 더 철저하게 지원자의 스펙을 보게 됩니다. 처음 보는 지원자에게서 회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지원자가 겉으로 두르고 있는 무언가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소개팅에서 상대방의 성격보다는 외모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 같습니다.
다행히 회사에 취업하고 잘 적응해 나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 이런 방법은 근로자와 회사 모두에게 리스크가 크고 업무와 지원자의 적합성을 확인하기에는 취약한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힘들게 고생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한 뒤 1년 안에 때려치우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 과정들이 참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취업 하나로 생과 사가 나뉘듯 기뻐하는 장면을 볼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제가 생각한 두 번째 사회적 변화는 교육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대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교육이 입시를 위한 수단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 교육에는 본질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수학 시간에 일상생활에 쓰지도 않는 ‘루트, 방정식, 함수’와 같은 개념을 왜 배울까요? 식상한 답변이지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법과 합리적으로 결론에 도달하는 역량, 끈질기게 탐구하는 능력 등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이 사람의 지덕체를 발달시키는 각자의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배운 내용 중에 실생활에 쓸 수 있는 지식을 추려보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으로 지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 기준에 따르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가 배우는 모든 지식이 단지 대학 입학이나 취업을 위한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99% 이상의 학생들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설명에 따분함을 느끼고,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교육자를 제외하면 이런 교육의 목적을 이해하는 사람을 많지 않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교육의 목적은 다양한 차원의 본질적인 목적보다는 대학 입학을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1순위가 되었습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대학 교육 역시 본래 목적보다는 취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중등, 고등 교육에서 충분히 배우고 좋은 인간으로 성장했는지에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에 우리는 회사들의 요구 조건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서 관련 성과를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취업 과정은 고등학교의 입시와 연속선에 있습니다. 대학에 가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만한 성과를 만드는 것과 대학에서 스펙을 쌓는다는 말은 같은 맥락입니다. 무엇이 먼저였는지 어떻게 이런 고리가 생겨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가끔 이런 사이클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독자로서 책을 읽으면서 이런 답답함이나 불만을 느끼면서, ‘작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했습니다.
추측의 근거는 불편한 편의점의 주인공으로 근배라는 인물을 설정하고 고등학생인 민규의 변화를 응원했다는 것입니다. 근배는 대학을 졸업했지만 스펙 하나 없는 인물입니다. 그는 직업적으로도 현대 사회의 기준에 못 미치는 인물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으며, 40살이 넘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배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걱정이라는 독을 버리고 지금을 행복하게 삽니다. 돈보다는 꿈을 우선순위로 두고, 그 꿈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입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홀대에도 무너지지 않고 비난도 가볍게 흘려보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고 단단합니다. 민규는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학생입니다. 에어컨 하나 없는 집에서 민규의 부모님은 자주 다투었고, 민규는 숨 막히는 집을 피해 편의점에서 2+1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근배와 민규는 편의점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갑니다. 근배는 유튜브를 보는 것 이외에 민규의 유일한 취미가 책을 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금보는 민규에게 주는 음식을 미끼로 민규에게 몇 가지 책을 추천하고 독서 토론을 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후로 민규와 금보는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누며 시간을 보냅니다.
둘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입시의 스트레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금보도 민규도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근배의 학창 시절은 소설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가 성적에 매달리거나 스펙을 쌓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런 학습에 대한 근배의 태도가 민규에게 긍정적으로 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근배의 제안에 따라 민규는 결국 편의점 대신 도서관을 선택하고 그곳의 책을 섭렵하기 때문입니다. 민규가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고입이나 대입을 걱정하는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둘의 모습을 통해 모든 것이 수단이 되어가는 어지러운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보았습니다. 둘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흥미를 잃듯, 무엇이든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는 순간 그 가치도 함께 떨어지게 됩니다. 근배와 민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가 불편한 편의점을 통해 말하려는 메시지를 약간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 줄거리
1. 배경
오선숙은 서울 청파동 작은 골목에 위치한 ALWAYS 편의점의 점장이다. 선숙은 편의점의 실소유주이자 30년간 같이 교회생활을 함께한 영숙이 점장이던 시절 파트타임으로 꽤 오랜 기간 일해왔다. 영숙은 자신의 아들 강민식에게 편의점의 사장 자리를 맡기고 선숙을 점장으로 임명한다. 선숙은 영숙의 부탁에 따라 편의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점장이 되었다. 강사장은 편의점 운영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선숙이 모든 편의점 실무를 처리하고, 더불어 강사장의 불합리한 요구도 함께 처리한다. 영숙의 아들 강민식은 한때 사업체를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었지만, 거듭되는 사업의 실패로 결국 다시 늙은 엄마의 품으로 돌아온 탕자와 같은 아들이다. 그는 사업에 대한 실패에 젖어 편의점 사장이라는 명함을 달고 매장의 술과 음식을 축내면서 허송세월한다. 강사장의 목표는 엄마의 편의점을 물려받은 후 편의점을 팔아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편의점을 지키고자 했던 영숙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장 선숙은 강사장과의 다툼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1년간 야간 아르바이트를 책임지던 곽선생의 퇴사 소식과 함께 진행된다.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흥신소를 운영하던 곽선생은 가족과의 갈등 끝에 결국 이혼을 하게 되고, 편의점 일을 시작했다. 점장의 입장에서 편의점의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선숙은 야간 아르바이트 구인에 온 신경을 쏟는다. 그러던 중 큰 덩치의 어리숙해 보이는 남자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지원한다. 선숙은 그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야간 아르바이트가 구해지지 않자 결국 그를 채용한다. 그의 이름은 ‘황근배’이다. 그는 대만 배우인 ‘홍금보’와 닮은 외모로 인해 ‘홍금보’라는 명찰을 달고 편의점 생활을 시작한다.
2. 자갈치와 소주
빠듯한 서울살이에 지친 취준생 ‘소진’은 대학 졸업 후 3년간 수많은 회사로부터 탈락을 통보받는다. 예상보다 길어진 취업 준비로 인해 소진은 부모님의 신뢰를 잃고, 하나 둘 먼저 취업한 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녀는 빠듯한 생활비로 인해 제대로 된 한 끼니보다는 편의점에서 소주의 자갈치 사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어느 날처럼 자갈치에 소주를 사는 소진에게 편의점 알바 금보는 천연덕스럽게 말을 걸으며 안부를 물어본다. 금보의 지나친 간섭에 불쾌감을 느낀 소진은 편의점에 발길을 끊는다.
어린 시절 소진은 전라도의 한 어촌에서 나고 자랐지만 생선을 먹지 못했다. 주변 어른들은 바닷가 사람이 생선을 먹지 못한다며 소진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때마다 소진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자갈치를 사 주며 어린 딸이 생선을 잘 먹는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때부터 자갈치는 소진의 소울 스낵이 되었다.
얼마 뒤 소진은 다시 청파동 편의점에 방문하는데, 자갈치가 아닌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소진은 금보와 점장 선숙의 면접을 통해 편의점 일을 하게 된다. 소진의 바로 다음 근무가 금보였기 때문에, 그녀는 근무를 교대할 때마다 불가피하게 금보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시간이 탐탁지 않다. 하루는 금보가 소진의 시간에 나타난 진상 손님을 기지를 발휘하여 쫓아 준다. 이를 계기로 소진은 조금씩 금보에게 마음을 연다. 근배는 투박하고 눈치 없지만, 소진은 그가 투명하고 따듯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간다. 시간이 흐르고, 또다시 취업 면접에서 불합격을 통보받았을 때 소진은 편의점에서 술을 사며 금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소울 스낵인 자갈치와 관련된 아빠와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근배는 소진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따듯한 말과 위로를 건넨다. 편의점 일을 하며 차츰 삶의 동력과 자신감을 회복한 소진은 어느 날 마케팅 회사에 취업하여 편의점을 나선다.
3. 꼰대
불편한 편의점은 2021년 코로나가 잦아들 것이라는 희망찬 기대를 뒤로하고 수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영업 제한과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고립감과 좌절을 겪었지만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사람들은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일 것이다. 최사장은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점차 줄어드는 매출과 늘어나는 가족과의 갈등을 피해 어느샌가부터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시간을 보낸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소주를 마시는 시간은 최사장이 가족과 떨어져 혼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한때 최사장의 고깃집은 유명 배우가 방문하고 TV프로그램에 방영되면서 지역의 맛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염병이 돈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발주된 고기가 팔리지 않아 상하기 전에 가족들이 고기반찬을 먹게 되는 신세가 되었다.
근배는 매번 최사장의 가시 돋친 인사를 듣지만, 그만의 특유의 친화력과 헤픈 웃음으로 최사장을 응대한다. 매일 밤마다 근배와 최사장은 편의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차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한번은 최사장이 근배에게 자신이 꼰대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근배는 최사장에게 보통 꼰대가 아니라 심각하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꼰대라고 답한다. 사실 최사장의 아내와 아들은 코로나 시대에 맞게 가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최사장을 설득해 왔다. 그러나 최사장은 어깨를 짓누르는 가족의 생계에 대한 무게를 느끼며,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가족들의 말을 애써 무시한다. 근배는 최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막연하게 가족들과의 소통을 거부하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 꼰대라고 대답한 것이다.
어느 점심 근배는 최사장 가게에 방문하여 식사를 한다. 그날도 최사장은 코로나로 손님이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한 답으로 근배는 최사장에게 상권이 활발한 다른 골목을 방문할 것을 제안한다. 그의 제안을 수락하여 최사장은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주변 식당을 둘러보게 된다. 분명 많은 자영업자들이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어떤 식당은 여전히 북적거렸다. 최사장은 다른 가게를 살펴보며 얻은 새로운 관점과 금보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그날 저녁 가족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와 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이야기를 했고, 가족들은 오랜만에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저녁을 보낸다. 결국 최사장과 가족들은 한우 오마카세로 업종을 변경하는 도전을 하게 된다.
4. 불공평한 세상
민규는 이른 나이에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건설 현장에서 몸이 부서지게 일하는 아빠와 환경미화원으로 건물을 청소하는 엄마가 평생 일해도 그들의 가정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투박한 자신의 외모와 그와 비교되는 잘난 형까지. 세상은 민규에게 친절하지 않다. 민규는 부모님의 잔소리와 한여름 에어컨 없는 집의 더위를 피해 편의점으로 향한다. 민규가 항상 편의점에서 찾는 물건은 2+1 음료수이다. 민규는 한 시간에 하나씩 음료를 마시면서 편의점을 자신의 동굴로 삼고 휴식을 취한다. 금보는 이런 민규를 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금보는 민규에게 유통기한이 갓 지난 폐기 음식이나 음료수를 주는 호의를 보인다.
유튜브를 보는 것 이외에 민규의 유일한 취미는 책을 보는 것이다. 금보는 민규에게 주는 음식을 미끼로 민규에게 몇 가지 책을 추천하고 그 책에 대한 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 민규는 금보의 제안을 수락하고, 이후로 둘은 책한 생각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민규는 부모님의 부부 싸움을 피해 익숙한 발걸음으로 편의점을 찾는다. 금보는 민규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 금보는 민규가 편의점이 아닌 도서관에서 책을 보길 원했다. 더위를 피해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민규에게 도서관은 최선의 장소였다. 민규는 처음 방문한 도서관이 매우 마음에 든다. 그날부터 방학 내내 민규는 편의점이 아닌 도서관으로 출근하여 그곳에 있는 책들을 섭렵하기 시작한다. 방학이 끝나는 것이 싫을 정도로 민규는 최고의 편의점인 도서관을 좋아했다. 시간이 흘러 책이 주는 배움과 식견을 통해 민규는 한 뼘 더 자라났다. 민규는 더 이상 부부 싸움을 피해 도망치는 아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투플러스 원 음료로 속상한 부모님을 위로하고 아들로서 부모님에게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5. 미운 오리 새끼
믿었던 친구에게 발등을 찍힌 후 남아있던 돈과 힘을 모아 준비한 배달 포장 사업을 준비하던 민식은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확진 이후 그는 모든 의욕을 상실하고 폐인과 같은 삶을 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기저질환이 있던 엄마는 진작 코로나를 피해 이모의 집으로 떠났고, 민식은 유일한 아군을 잃었다. 민식은 사장 명찰을 달고 값 없이 편의점 맥주와 도시락을 축내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민식의 누나에게 연락이 왔다. 민식의 누나는 의사이고 서울에 병원을 개원할 생각이었다. 전화의 용건은 개원에 필요한 자금을 편의점을 팔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누나의 제안은 민식의 목표와 같았지만, 편의점을 팔고 난 이후 자신의 미래가 걱정된 민식은 누나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에 분개한 민식의 누나는 그에게 사장 자질이 없다는 것을 엄마에게 증명하여 편의점을 빼앗을 계획을 세운다. 민식은 누나로부터 편의점에 대한 제안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는데, 엄마가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를 진단받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민식의 삶은 상실감에 젖어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그가 며칠째 낮술을 하고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취해있을 무렵, 편의점에 누나가 찾아온다. 누나의 목적은 민식의 삶을 엄마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이때 금보의 기지로 민식은 위기를 벗어난다. 그날부터 민식은 금보에게 호감을 느끼고 금보를 형처럼 생각한다. 금보는 민식에게 바지 사장이 아닌 편의점의 진짜 사장이 될 것을 제안한다. 엄마에 대한 죄책감과 고마움 그리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삶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민식은 성실한 사장이 되기로 결심한다.
민식은 편의점 일을 하면서 엄마가 코로나를 피해 이모의 집에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을 피해 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민식은 엄마를 다시 집으로 모셔올 것을 결심한다. 그는 자신의 변화된 생활과 성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엄마에게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민식은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부탁한다. 민식의 변화와 결심을 기다리고 있던 엄마 영숙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하고, 이모의 집에서 떠나 민식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6.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엄마와 함께 살던 근배는 대학에 합격하면서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살게 된다. 여타 다른 신입생처럼 근배도 선배들이 사주는 밥에 넘어가 연극 동아리에 가입한다. 그가 군대를 가고,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할 즈음 근배에게 남은 것은 스펙 하나 없는 이력서와 높은 취업의 벽이었다.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며 변변한 직장 하나 없는 근배에게 취업을 알선한 사람은 근배를 연극의 삶으로 이끈 동아리 선배였다. 근배가 취업한 극단은 아동극을 주력으로 하였는데, 근배는 몸무게 증량을 조건으로 출연을 약속받았다. 그날부터 노예에 가까운 그의 직장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근배는 어린이 관객이 보내는 열렬한 응원과 더불어 엄마에게 빛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무대에 오르는 그의 직업을 사랑했다.
한창 바쁜 생활을 살던 중 근배에게 엄마가 찾아오는데, 근배의 무대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가 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근배와 엄마는 암 덩어리와 길고 긴 싸움에 들어갔다. 어느 날 오랜 간병 생활로 지쳐있던 근배에게 한 가지 제안이 들어온다. 연극 동아리 후배가 작가로 데뷔하는데, 그 작품의 주연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대본은 편의점에 관한 내용이었고, 근배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작품을 준비하면서 서서히 삶의 활력을 찾아간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공연의 막을 올리기 두 주 전 스태프들이 단체로 코로나에 걸려 연극은 무기한으로 연기된다. 설상가상으로 작가와 연극 대본에 대해 다툼이 생겨 근배의 첫 주연은 위태로워진다.
가까스로 작가와 불화를 해결한 근배는 무기한 연기된 연극을 준비하기 위해 연극에 모티브가 된 ALWAYS 청파동 편의점에 취업하기로 결심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청파동 편의점에 야간 아르바이트 자리가 생겼다. 근배는 곧장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였고, 가까스로 그는 편의점 야간 시간에 취업할 수 있었다.
고요한 야간 업무 시간은 자신과 과거를 되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근배는 매일 같이 찾아오는 깊은 밤에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엄마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근배가 한 행동이 편의점 손님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근배는 그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하며 자신의 배역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이해했다. 근배가 꼬이고 꼬인 삶의 실타래를 푸는 동안 연극 일정이 다시 잡히게 된다. 근배는 연극에 그동안 감사했던 사람들을 초대한다. 드디어 개막 공연의 막이 열리고 편의점 무대가 밝아온다.
cf) 책의 마지막에는 극장에서 불편한 편의점 1화의 주인공이었던 ‘독고’가 편의점을 떠난 후 처음으로 편의점의 주인인 영숙과 재회한다.
다과와 서재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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