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덕적인 사람인가? 도덕성 발달 단계

나는 도덕적인 사람인가? 도덕성 발달 단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은 자신의 도덕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세계적인 석학 콜버그는 하인츠의 딜레마를 통해 사람의 도덕성 단계를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콜버그가 주장한 도덕성 발달이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콜버그 도덕성 발달 이론 표지

#.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 1927~1987)

  콜버그는 뉴욕에서 출생했으며, 사람들의 도덕적 추론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입니다. 그는 시카고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토대로 도덕성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도덕적 딜레마가 존재하는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주인공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평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후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평가 유형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개인의 도덕성 수준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시카고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였고, 이후 하버드 대학교의 사회심리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인지도와 권위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콜버그는 20세기 저명한 심리학자 30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피아제의 도덕성 발달이론

  피아제는 인지발달이론 이외에도 사람의 도덕성 발달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피아제는 인지발달과 도덕성 발달을 유사한 방법으로 연구하였는데, 아동에게 과제를 내주고 아동의 사고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아동의 도덕성을 파악했습니다. 그는 아동의 도덕성을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 타율적 도덕성: 타율적 도덕성이란 도덕성이 권위 있는 인물에 의해 개인 외부에서 부과되거나, 도덕이란 개념을 절대적 또는 영구적으로 간주하는 도덕성 단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말이 곧 도덕적 기준이 되는 아동은 타율적 도덕성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아동은 결정되어 있는 규칙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규칙을 어겼는지 또는 지켰는지를 도덕 판단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행동의 의도와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두고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타율적 도덕성은 일반적으로 10세 정도까지 지속되는데, 피아제는 권위적인 부모 또는 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을수록 아동은 타율적 도덕성 단계에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 자율적 도덕성: 자율적 도덕성은 도덕이 타인과의 상호적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규칙 역시 사회의 합의에 의한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따라서 이 단계의 아동은 공정성에 대한 합리적 가치관을 갖게 되고, 자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우하는 상호적 도덕성을 이해합니다. 또한 도덕적 기준은 타인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타인에 의해 부과된 도덕적 명령이 상황과 인간관계에 의존한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자율적 도덕성 단계의 아동은 규칙 자체를 지키는 것보다 먼저 그것에 대한 옮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을 근거로 행동합니다. 이 단계의 아동은 특정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이 규칙을 어겼는지에 집중하기 보다는 행동의 의도와 그 과정에 초점을 두고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

  콜버그는 개인의 도덕성 발달을 추론하기 위해 도덕적 딜레마를 활용합니다. 그는 개인의 도덕 추론 및 판단에는 단계가 존재하며, 도덕성 발달은 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적 추론을 할 수 있는 상대로의 변화라고 설명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그는 개인의 도덕적 수준이 문화권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다음은 콜버그가 실험에서 활용한 하인츠의 도덕적 딜레마 상황입니다. 여러분들은 하인츠에 대해 어떤 근거로 어떤 도덕적 판단을 하시겠습니까?

 

**하인츠의 딜레마

  유럽에 사는 한 여인이 희귀암에 걸려 거의 죽음에 이르렀다. 의사들은 그의 남편 하인츠에게 그녀를 살릴 수 없다고 말한다. 하인츠는 암에 걸린 아내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구하러 나선다. 약을 찾던 중 한 약사가 새로 개발한 약이 그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 약은 일종의 라듐으로 만들 수 있으며, 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라듐은 약 200달러의 시세를 갖는다. 그런데 약사는 하인츠에게 10배나 되는 2,000달러를 요구했다. 하인츠는 집과 재산을 팔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린다. 하인츠가 구한 돈의 총액은 겨우 1,000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하인츠는 약사에게 찾아가서 아내가 죽어가고 있으니 약을 좀 더 싸게 팔 수 없냐고 요청한다. 그리고 나머지 1,000달러는 나중에 갚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약사는 하인츠의 애원을 뿌리치고 약을 싸게 팔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하인츠는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그의 아내를 위해 약국에 몰래 잠입해 약을 훔친다.

 

  위의 딜레마를 보고 어ᄄᅠᆫ 생각이 드시는지요? 콜버그가 피실험자에게 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인츠는 약을 훔쳤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 약사는 약 값을 비싸게 책정할 권리가 있는가?
• 약사 때문에 아내가 죽게 된다면, 약사를 비난하는 것은 정당한가?
• 만약 그 비난이 정당하다면, 그리고 죽은 아내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라면, 약사를 더 무겁게 처벌할 수 있을까?

  하인츠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근거로 피실험자들의 도덕적 수준을 다음 6단계로 분류하였습니다. 각 단계는 위계가 있습니다. 즉, 1단계의 도덕성보다 6단계의 도덕성이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입니다.

수준1: 전인습 수준 [자기중심적 도덕]

  전인습 수준의 도덕성을 갖는 사람은 옳고 그름에 대한 내재화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도덕적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자기중심적 특징을 보입니다. ‘인습’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관습 또는 사회의 통념 및 규범을 의미합니다. ‘전인습’이라는 용어는 사회적 통점이나 규범을 내면화하기 이전의 단계라는 뜻입니다. 전인습 수준의 도덕성은 주로 10세 이전의 아동의 도덕 수준입니다. 전인습 수준에는 1단계인 ‘처벌과 복종’ 단계와 2단계인 ‘시장교환’ 단계의 도덕성이 포함됩니다.

• 1단계: 처벌과 복종: 처벌과 복종 단계에 있는 사람은 그들의 부도덕한 행동이 발각되거나 처벌받게 될 가능성에 근거하여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이 단계에의 사람들은 잘못된 행동이 적발되고 처벌이 주어지면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그것이 발각되거나 처벌되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옳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만약 ‘하인츠가 약을 훔친 사실이 적발되었는지에 집중하면서 적발되지 않았다면 도덕적으로 옳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1단계의 도덕적 수준을 갖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단계: 시장교환: 이 단계의 사람들은 “내가 받은 만큼, 너에게 주겠다.”라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논리 아래 도덕적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도덕적 판단의 초점은 자신에게 맞추어져 있으며,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곧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하인츠의 행동에 대해 ‘하인츠는 자신의 아내를 살리는 것이 본인과 가족의 행복을 위한 일이므로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라고 판단한다면, 이는 개인에게 어떤 이로움이 있는가에 의한 도덕적 판단이므로 2단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준2: 인습 수준 [타인과의 도덕]

  도덕적 판단 능력이 인습 수준으로 발달하게 되면, 도덕적 추론이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 발생한 결과에 의존하지 않게 됩니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사회의 규범을 내면화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의 기대, 법 준수, 사회의 요구 등의 가치에 초점을 둔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인습 수준에는 3단계인 ‘타인과의 조화’와 4단계인 ‘법과 질서’ 단계가 속합니다.

• 3단계: 타인과의 조화: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치나 사회적 관습 등에 기초하여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그래서 이 경우 하인츠의 딜레마에 대해 크게 두 가지 판단을 내립니다. 첫 번째는 하인츠의 절도가 가족의 일반적인 기대를 충족하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므로 정당하다는 판단입니다. 두 번째 도덕적 추론은 만약 친척이나 이웃이 하인츠의 절도를 알게 된다면 그와 그의 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므로, 절도를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입니다. 이와 같이 3단계의 도덕적 판단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해 결정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단계가 인습 수준에 포함되는 이유는 사회의 규칙과 관습에 대한 이해가 도덕적 추론의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 4단계: 법과 질서: 이 단계의 사람들은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3단계와의 차이점은 4단계에서는 도덕적 판단 근거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에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4단계의 사람들은 법과 질서는 확고한 사회적 약속이므로,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하인츠의 행동에 대해 ‘모든 사람이 법과 질서를 어기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와 같은 이유로 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 그 사람은 4단계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이 단계의 사람들은 법과 질서, 사회의 규칙은 고정적인 것이며 그 자체로 복종해야 하는 가치라는 신념 아래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수준3: 후인습 수준 [원리의 도덕]

  후인습 수준에 속한 사람들은 추상적인 본인만의 가치를 내면화하여 그것을 기준으로 도덕적 문제를 바라봅니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사회적 합의나 규칙을 초월한 정의의 원칙을 존중합니다. 이들은 원리에 근거한 규칙을 따르지만, 때때로 사회적 규칙이나 법이 원리에 반한다면 수정하거나 무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사회적 규칙이나 법의 상대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습니다. 후인습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은 매우 소수이며 이들 중 대부분은 20대 중후반 이상의 연령을 갖습니다. 후인습 수준에는 5단계인 ‘사회적 계약’과 6단계인 ‘보편적 원리’단계가 속합니다.

• 5단계: 사회적 계약: 이 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규칙을 근거로 도덕적 판단을 내립니다. 또한 하인츠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재산이라는 것은 개인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성실하게 축적하는 자본이라는 사회적 합의이며, 하인츠의 절도 행위가 사회적 합의를 어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은 법과 질서는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사회적 합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4단계 ‘법과 질서’와의 차이점은 5단계에 속하는 사람들이 법과 질서가 절대적이지 않으며, 필요하면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6단계: 보편적 원리: 보편적 원리 단계에서의 개인은 도덕적 추론의 근거를 사회의 법을 초월한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로 삼습니다. 이 단계의 사람들은 내면화된 보편적 원리를 갖고, 보편적 원리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연단해 나갑니다. 콜버그는 이 단계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철학의 과정을 거쳐 도달한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하인츠의 행동을 법과 질서를 초월하는 보편적 원리에 근거하여 옹호하거나 비판한다면 6단계에 해당하는 도덕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콜버그의 연구 결과

  콜버그는 도덕성 이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결과를 내놓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사람의 도덕성 발달은 동일한 단계를 거치며 발달한다.
• 사람들의 도덕성 발달 속도에는 개인차가 존재한다.
• 도덕성 발달은 단속적 과정이 아닌 점진적 과정이다.
• 도덕성 발달이 특정 단계에 이르게 되면 이전 단계로의 퇴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 교육적 개입을 통해 도덕적 추론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바로 다음 단계로만 진입할 수 있다.

#. 콜버그 이론에 대한 비판

• 문화권에 따른 차이: 어떤 학자들은 후인습 수준의 추론이 모든 문화권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 맥락에 대한 소홀: 도덕적 판단은 상황 맥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하인츠의 딜레마에서 하인츠가 절도 이후에 1000만 원을 바로 상환하고 나머지 1000만 원을 꾸준히 돌려주었는지 등에 의해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이 바뀔 수 있습니다.
• 도덕적 추론과 도덕적 행동을 동일시 한 점: 혹자는 도덕적 추론과 도덕적 행동은 마치 생각과 행동이 불일치 하는 경우처럼 항상 같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 도덕성과 관련된 성별 차이를 간과함: 콜버그의 도덕성 단계는 남성 중심 도덕성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여성의 경우 타인을 배려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3단계의 도덕적 추론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3단계의 도덕적 추론을 하는 것은 배려와 보살피는 경향의 영향을 받으며, 이것이 곧 그들의 도덕적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상으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에 대한 내용을 모두 다루었습니다. 도덕성 발달 수준을 단계를 나누어 그 특징을 정리한 것이 꽤나 이목을 끄는 이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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