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용론이란? 화용론의 정의, 구성 요소
오늘 포스팅에서는 화용론의 개념, 연구 영역, 대화 및 담화에 대한 이해 등 화용론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화용론 [개념, 화용의 구성 요소]
- 화용론의 연구 영역 [직시, 지칭과 추론, 전제, 언어행위]
- 대화 및 담화에 대한 이해
#1. 화용론
1. 개념
화용론은 언어 사용자, 시간, 장소, 담화와 같은 '맥락'과 관련지어 일상의 언어 사용을 설명하고, 각 언어 공동체의 문화적 특성과 관련되는 언어 사용 규칙 등을 밝히는 언어의 영역입니다.
2. 순수언어학과 화용론
화용론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잠시 순수 언어학과 화용론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순수 언어학에서는 문장을 주로 연구하고 문장을 언어학적 단위로 삼습니다. 하지만 화용론은 발화를 화용의 단위로 보고 연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발화는 실제 사용되는 하나 이상의 문장들의 연속체를 의미합니다. 또한 순수 언어학에서 언어 능력은 문법성, 즉 음운론적, 형태론적, 통사론적으로 얼마나 문법에 맞게 언어를 사용하는 지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화용론에서 언어 능력은 상황에 대한 적합성, 즉 얼마나 상황에 적절한 발화를 하는지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화용론에서는 언어의 실제 사용과 발화, 상황 맥락에 따른 의미, 화자의 의도, 대화 함축까지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3. 화용론의 구성요소
화용론은 언어의 사용을 연구하므로 발화에서 고려되는 요소가 곧 화용론의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화자, 청자, 화자와 청자의 관계 및 상호작용, 때와 장소, 대화의 목적, 대화 전략 등이 있습니다.
#2. 화용론의 연구 영역
1. 직시
직시란 상황을 직접 가리키는 언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여기서 불꽃 축제를 처음 보았다.'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문장에서 '나'와 '여기'는 문장만 보고 '나'가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나'와 '여기'가 다분히 맥락 의존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화자 및 발화 장소 등 상황 맥락에 따라 '나'와 '여기'의 의미가 바뀔 수 있습니다. 직시는 이와 같이 맥락 의존적으로 그 상황을 직접 지칭하는 말을 의미합니다. 실제 발화에서는 다양한 직시 표현들이 사용되고 어떤 직시 표현은 문화적으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직시는 '나, 너, 우리, 저희' 등의 인칭 직시, '여기, 저기, 거기' 등의 공간 직시, '지금, 그때' 등의 시간 직시, '그러나, 그와 달리, 이와 같이' 등 앞선 담화를 가리키는 담화 직시, 화자와 청자 사이의 신분 또는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사회적 직시가 있습니다.
2. 지칭과 추론
지칭은 발화에서 화자가 특정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시 표현을 사용하여 나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화자가 만약 발화에서 '민준이' 또는 '노래방'처럼 직접적으로 대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 또는 '그 곳'과 같은 지칭 표현을 사용했다면, 청자가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고 추정했기 때문입니다. 발화 이전에 화자와 청자 사이에 충분한 소통의 과정이 있었다면 청자는 아마 그 지칭 표현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화자와 청자가 같은 문화와 관습을 공유한다면 어떤 지칭 표현은 사전 대화나 작업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이 "돌솥비빔밥 어디야?"라고 발화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기서 화자가 말하는 지칭 표현 '돌솥비빔밥'은 '돌솥비빔밥을 주문한 테이블 또는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와 이것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충분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3. 전제(presupposition)
전제는 발화된 문장에 직접 나타나지 않고, 화자 또는 청자의 내면에 깔려있는 가정을 의미합니다. 전제는 사실적 전제와 비사실적 전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실적 전제는 표현되거나 표현되지 않은 정보가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합니다. 아래의 예시에서 b의 [전제]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사실적 전제입니다. 반면에 비사실적 전제는 표현된 정보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과 반대되는 것을 전제합니다. 아래의 예시에서 D의 [전제]가 비사실적 전제입니다.
a. [발화] 나는 12시에 학원에서 나왔어.
b. [전제] 나는 12시 전에 학원에 있었다.
C. [발화] 나는 미래에 축구선수가 될 거야. 약속할게.
D. [전제] 나는 지금 축구선수가 아니다.
4. 언어 행위
오스틴(Austin)에 따르면, 인간의 언어는 문자 그 자체가 아니라 실제 언어 사용 상황에서 화자와 청자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수행하는 언어 행위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언어 행위는 '사과, 불편, 칭찬, 초대, 약속, 요구' 등의 실제 언어 사용에서 수행하는 언어의 기능들이 있습니다.
간접 언어 행위는 특정 문장이 그 문장의 기본적인 의미와는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언어 행위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반어법이 그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예를 들어 '창문을 닫을 것을 요구'하는 언어 행위를 할 때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예시에서 1번을 제외한 2-4번의 발화가 모두 간접 언어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창문 좀 닫아줘.
- 우리 창문 닫을래?
- 창문이 열려있네^^
- 날씨가 쌀쌀하다.
#3. 대화 및 담화에 대한 이해
1. 대화 함축
대화 함축이란 말로 표현하지 않은 정보가 대화에 포함되는 것을 뜻합니다. 화자는 함축을 통해 숨겨진 의미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청자는 추론을 통해 화자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파악합니다. 다음의 예시를 보시죠.
- 나: 오늘 저녁에 모임있어 안 까먹었지?
- 친구: 아... 부모님이 오랜만에 오시기로 했는데..
위의 '친구'는 왜 못가는지 구구절절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갈 수 없다는 내용을 함축적으로 청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함축 상황은 대화에서 지켜야 하는 협력적 태도를 위반하거나 준수할 때 생깁니다. 이때 대화에서의 협력을 그라이스(Grice)가 제시한 바 있습니다.
** 그라이스의 협력의 원리: 대화할 때 원리를 지키면서 그 대화의 목적이나 방향에 필요한 만큼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 원리1은 '양의 격률'로서 대화 시 적당량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원리2는 '질의 격률'로서 참이라고 믿는 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원리3은 '관련성의 격률'로서 대화에 흐름에 관련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원리4는 '방법의 격률'로서 모호하지 않고 명료한 방법으로 말하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대화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협력적 원리를 화자나 청자가 위반한다면, 위반한 사람(화자)은 위반한 의도를 갖고 발화했을 것이고, 화자가 갖는 의도가 바로 함축이 되는 것이겠죠. 반대로 청자는 대화 상황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서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함축적 의미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2. 대화의 구조
대화는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환경에 따라 수많은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대화 구조는 기본적인 종류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파생됩니다. 대화의 기본 구조는 '인접쌍'으로 이루어집니다. 인접쌍은 질문-대답, 인사-인사, 제안-수락 등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대화 구조입니다. 대화의 구조는 선호 및 비선호 구조에 의해 복잡해집니다. 선호 및 비선호 구조는 대화의 첫 부분에 대해 발화자의 입장에서 선호되는 응답과 비선호되는 응답으로 나누어 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발화자가 질문의 발화를 하였을 때, 발화자 입장에서 선호되는 응답은 '예상 대답'일 것 입니다. 반면 비선호 응답은 '예상하지 못한 대답' 또는 '무응답'일 것 입니다. 여기에 발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 진다면 대화 구조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게 됩니다.
3. 담화의 해석
담화란 문장을 넘어서는 일상생활 속의 텍스트 또는 대화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담화는 다양한 언어 표현들로 구성되고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형태의 담화이든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각각의 언어표현을 하나의 일관된 해석으로 통합하는 것을 담화의 결속 또는 일관성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화용론의 개념, 연구영역, 대화 및 담화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과와 서재
공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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