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비오는 날에는 이 카페. 서귀포 친봉산장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주도 숲속 카페 친봉산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맑은 날씨를 기대하지만, 생각보다 제주도는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입니다. 만약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방문하기 더없이 좋은 카페가 바로 친봉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서 해가 쨍쨍한 날에는 정말 멋진 곳이 많지만, 비 올 때 더 멋있는 장소는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친봉산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년 전이었습니다. 카페에는 제주도에 살던 친구를 따라 여행하던 중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친봉산장의 위치는 지금과는 다른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비자림 근처에 있었는데, 이번에 제주도를 방문해서 찾아보니 위치가 많이 변해 있어서 네비를 찍고 좀 놀랐습니다. 이전 친봉산장은 산속에 있는 오래된 나무 건물의 느낌이 났습니다. 뭔가 외국 영화에서 주인공이 부상을 입은 채로 담요를 뒤집어쓰고 따듯한 차를 마실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였어요. 그 기억을 가지고 새로 위치를 옮긴 친봉산장에 갔습니다만,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산장의 분위기는 그대로 있었는데, 뭔가 오래된 느낌이 아니라 대기업 회장님의 별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정돈되고 깔끔한 카페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겠네요. 저는 예전 친봉산장이 좀 더 좋긴 했지만, 여전히 멋진 카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료가 그대로 너무 맛있었어요.
서론은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메뉴판과 간단 프로필을 보며 친봉산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친봉산장 프로필
1. 주소: 제주 서귀포시 하신상로 417 친봉산장
2. 전화번호: 0507-1442-5456
3. 영업시간: 매일 11:00~ 21:00 (라스트오더 20:30)
4. 기타 정보
- 주차장 넓음
- 반려동물 동반 가능
5. 대표메뉴
- 가가멜스튜 20,000원
- 페페로니 피자 20,000원
- 홀리데이 터키 25,000원
- 아이리쉬 커피 10,000원
- 구운우유 8,000원
네이버 지도
친봉산장
map.naver.com
카페의 본질은 머니머니 해도 커피와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구운 우유와 아이리시 커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친봉산장을 기억했다가 다시 방문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구운 우유는 달콤하고 따듯한 우유입니다. 따듯하게 데워진 우유 위에는 크림 브륄레 위에 올려져 있는 크리스피한 설탕층 또는 달고나와 비슷한 것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 설탕층을 숟가락으로 깨면서 마시면 바삭바삭하고 달콤한 우유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옛날에 엄마가 우유를 따듯하게 데워주시곤 했는데, 그때 우유 위에 얇은 막이 떠올라서 왠지 구운 유유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구운 우유 위에는 얇은 막이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리시 커피는 럼이 들어간 커피입니다. 저는 차를 가지고 가서 아이리시 커피를 주문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와이프가 시킨 커피를 한 입 먹었습니다. 커피 위에는 아인슈페너나 비엔나커피처럼 걸쭉한 크림이 올라가 있습니다. 크림 사이로 럼 향이 나는 따듯한 커피가 입속으로 들어오는데, 크림과 섞이는 맛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리시 커피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차가운 음료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얼죽아 분들에게는 달가운 소식은 아닐 수도 있겠네요.
왼쪽부터 친봉산장의 화장실 입구와 빵 선반 모습입니다. 산장 느낌을 잘 내고 있으며 이 카페만의 감성이 잘 묻어나는 인테리어인 것 같습니다. 친봉산장의 카운터와 화장실 입구를 보고 카페 사장님이 카페의 콘셉트에 충실하고 산장의 분위기를 잘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느꼈습니다. 우연히 카페 중앙 테이블에 놓인 잡지를 보았는데, 인테리어 책자였습니다. 책자의 내용이 화장실의 인테리어와 거의 유사한 느낌이었고, 책자 안에는 산장 느낌이 나는 인테리어 삽화들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이런 세밀한 장치도 카페에 통일감을 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갈 때 점심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따로 빵을 주문해서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우유와 함께 빵을 주문해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봉산장의 내부입니다. 친봉산장은 단층의 넓은 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시면 쇼파도 있고 산장처럼 딱딱한 나무 의자도 있습니다. 제가 자리잡은 곳은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친봉산장 가운데에 테이블을 둘러싼 나무의자였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테이블을 둘러싼 자리에 각각 따로 온 3쌍의 커플이 앉았습니다. 보통 다른 카페는 자리가 비었어도 그 테이블에 누군가 앉아 있으면 합석하지 않는데, 이 카페의 가운데 공간은 자리가 비었으면 누구든 앉아도 되는 자리인 것 같았습니다.
벽난로는 장식용으로 존재하는 소품이 아닙니다. LED 불빛이 아니라 실제로 직원분이 주기적으로 불을 피우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벽난로에서부터 따듯한 온기가 바로 앞에 있는 의자까지 잘 전해집니다. 밖이 춥거나 비가 온다면 밖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값진 것 같습니다.
친봉산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말씀드리면서 포스팅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 카페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음료가 특별하고 맛있다는 점이었고, 제주도의 바다가 아닌 숲속의 고즈넉한 느낌을 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비가오는 날씨에는 여행 루트를 정하기가 어려운데, 친봉산장은 비올 때 더 빛나는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과와 서재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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